축구계의 두 거성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37ㆍ인터 밀란)와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41ㆍAC밀란)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나란히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했던 둘은 수 많은 업적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스며들었다. 현대축구를 주름잡았던 두 스타지만 걸어온 길은 사뭇 달랐다.
측면 날개인 피구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칼날 크로스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는 포르투갈의 스포르팅에서 데뷔해 세계적인 명문클럽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를 거쳐 인터 밀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2000년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당시 세계축구 최고의 이적료(현재 지네딘 지단 6,620만달러)인 5,610만달러(당시 673억원)를 받아 슈퍼스타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는 '배신자'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축구 최대 라이벌. 피구는 1995년부터 다섯 시즌을 바르셀로나에서 영웅 대접을 받다 돌연히 2000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배신자'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그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상을 펼쳐 2001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뽑히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는 프로 789경기에 출전해 132골을 터트렸다.
또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127경기 32골을 기록했다. 89년에 데뷔해 21년간 선수로 뛰면서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02) 우승을 비롯해 리그 8회, 컵대회 3회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AC밀란맨'으로 유명한 말디니는 85년 16세의 나이로 프로 첫 데뷔전을 치른 뒤 25년간 AC밀란에서만 뛴 '의리파'다. 이뿐 아니라 아버지 체사레와 손자 크리스티안(AC밀란 유스팀) 등 3대가 모두 AC밀란에 몸을 담았다.
그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빗장수비'를 이끈 대표적인 수비수. 대표팀 126경기 출전으로 그는 '아주리군단'의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 2008년에는 역사적인 1,0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프란시스코 헨토(6회ㆍ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차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말디니는 세리에A 리그에서도 7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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