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7일 남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에 맞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의 무력 충돌을 경고했다. 남북 갈등이 '말 대 말의 대결'에서 '행동 대 행동의 대결'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반도 주변 위기가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성명에서 "26일 남한의 PSI 전면 참여 이후 우리 군대도 더 이상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서해 5개섬의 법적 지위 및 그 주변 수역의 미군과 한국 해군 함선, 일박 선박들에 대한 안전 항해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문제삼은 정전협정 조항은 어떤 종류의 봉쇄도 하지 못하게 돼 있는 15항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에서도 "남한은 PSI 전면 참여로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하는 선전포고를 했다"며 "우리는 전시에 상응하는 실제적 행동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대남ㆍ대미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간 장거리 로켓 발사, 핵 실험 등을 예고한 뒤 실행하는 전략을 써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말뿐인 협박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3월 남한이 PSI 전면 가입을 사실상 공식화한 이후 무력 충돌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PSI는 검문 등을 위한 것으로 봉쇄와는 무관하다"며 "PSI 전면 참여 이후에도 우리 영해로 진입하는 북한 선박은 남북해운합의서에 의해 검색하게 되므로 북한이 실제 군사적으로 대응하면 이는 남북해운합의서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은 26일 오후 9시10분께 동해에 지대함 단거리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고 27일 정보 당국 관계자가 밝혔다. 북한이 25일 2차 핵 실험을 감행한 뒤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모두 다섯 발이다. 북한은 서해에도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군은 합동참모본부 성명을 통해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관리하면서 북한이 도발 시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은 또 서해 NLL 인근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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