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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보이스피싱과의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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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보이스피싱과의 전면전…"

입력
2009.05.2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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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있다면 국민들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 것이죠."

올해 4월 우정사업본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남궁민 본부장의 취임 첫 달은 잔인했다. 11년 연속 흑자경영, 10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에 빛나는 우정사업본부였기에 더욱 그랬다.

이유는 다름아닌 "00우체국입니다"로 시작하는 보이스피싱 때문. 남궁 본부장은 "27년 동안 우정사업이라는 한 우물을 팠지만, 본부장에 오르기 전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몰랐다"며 "월 2만 건에 달하는 사기 전화로 사무실에 몰리는 민원 때문에 고됐지만 무엇보다 우체국이 '사기꾼'으로 몰리는 게 가장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1982년 춘천우체국 통신과장을 시작으로 93년 제천우체국장, 2003년 강원체신청장 등을 거친 '우정(郵政)의 달인' 남궁 본부장이 취임과 동시에 난데없는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한 배경이다.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맞은 5월. '가정의 달'에 그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1년 중 5월에 송금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이를 노린 거죠." 남궁 본부장은 "그래서 전국 3,700여개의 우체국이 전면전에 돌입했다"며 "6월부터는 국가정보원의 도움을 받아 대대적인 사기 예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과 함께 제작한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영상이 다음달부터 전파를 타게 된다.

우정사업본부의 위상을 지켜나가는 것도 남궁민 본부장의 숙제. 우체국택배 등의 서비스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우편물량의 감소에 따른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남궁 본부장은 외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첨단 우정IT시스템의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에 59억원 규모의 우정IT시스템을 수출한데 이어 다음달 7일부터는 아제르바이잔 우정청을 방문해 관련 기술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남궁 본부장은 "우정IT 서비스가 수출되면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 할 것"이라며 "우정본부와 국내 관련 기업의 성장은 물론, 우정IT 한류를 세계에 전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정 서비스와 기술 수출 덕분에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약 2,500억원 규모의 우정IT 상품을 수출했다.

그는 또 "보편적인 서비스 제공이라는 우정사업본부의 존립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가 선결 과제"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우정서비스 수출과 우편물류 고도화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해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민 본부장의 이름엔 '효자'라는 단어가 수줍은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 어머니와 장모 등 어른들을 모신 자리에서 취임식을 치른 탓이다. 15년 전 제천우체국장 취임식을 시작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남궁 본부장은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부모님과 멀어져 효도할 시간이 따로 주어지지 않는 게 대다수 일반 직장인들의 현실"이라며 "국장, 청장에 취임하는 후배 직원들에게도 이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 본부장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가 아프면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도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노환이겠거니 하고 넘기는 게 요즘 추세"라며"전국 3,700여개의 우체국의 4만3,000여 직원들이 구석구석에서 '국민의 아들'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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