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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사태 학교위상·교권문제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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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사태 학교위상·교권문제로 확산

입력
2009.05.2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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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총장의 사퇴를 빚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감사 파문이 한예종의 위상과 교권을 둘러싼 한예종과 정부의 전면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한예종의 교수와 학생들은 문화부가 이번에 이론학과를 축소하고 통섭교육을 중단하도록 요구한 데 대해 학교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예종 교수들은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요구를 철회해 달라는 결의문을 25일 문화부에 제출했다. 또 26일에는 석관동 캠퍼스에서 교수협의회 주최로 교수, 학생,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예술종합학교 감사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예종의 반발은 황 총장 등에 대한 중징계 외에, 한예종의 교육 프로그램 및 시스템 개편에 모아지고 있다. 문화부는 감사를 통해 이론학과 축소, 통섭교육 중단 등을 지시했다. 한예종 설치령 제3조 '예술영재교육과 체계적인 영재실기교육을 통한 전문예술인 양성'을 들며 실기 위주로 한예종을 재편하겠다는 것이 문화부의 입장이다.

반면 한예종은 거꾸로 '예술실기 및 예술이론을 전문적으로 교육'한다는 설치령 제2조를 들어, 이론교육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임웅균 한예종 음악원 교수는 26일 토론회에서 "미국의 줄리어드나 커티스 음대 등 세계적인 음악학교들의 경우 교과과정에서 이론의 비중이 우리보다 훨씬 높다"면서 "좋은 예술가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우리도 이론을 강화해야 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학교 졸업생인 해금 연주자 이꽃별도 "예술을 통해 유희만 추구하는 건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이론교육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문화부 관계자는 "이론교육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이론교육이나 통섭교육을 내세우며 학과를 늘리고, 교수직을 늘려 학교 자체가 비대화하는 것이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종을 '좌파 엘리트들의 온상'으로 매도하는 일각의 분위기도 한예종 교수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뉴라이트 계열인 문화미래포럼(상임대표 정진수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교수)은 "한예종은 문화예술분야의 좌파 엘리트 집단의 온상으로 새 정부가 들어선 마당에 전면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화미래포럼은 6월 10일께 한예종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김채현 한예종 교수협의회 의장은 토론회에서 "일부에서 한예종 교수들에 대한 이념 공세에 나서고 있다"며 "교권 단체와 연대한 교권 수호운동 등을 통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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