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정보기술(IT) 강국이 될 것을 누가 예견했을까.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유례없는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은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국가이미지를 가꾸지 못한 현실이다.
호주에서도 한국전쟁과 북핵 문제를 비롯한 부정적인 측면이 주로 보도되고 있고, 한국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미흡하다. 국가 이미지, 요즘 유행어로는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야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커지고 국가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외국에서 우리의 위상을 정확히 평가하도록 유도하는 방법가운데 한국학을 널리 보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이다. 대학에서 중견 학자들이 한국을 연구하고 학생들이 한국학을 수강해 한국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한국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인식을 전파하여 우리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는 해외에서 한국학이 우리의 역사 문화 사상 등 인문학을 기본으로 정치 외교 사회 경제 경영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지역학으로 발전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과 급속한 발전을 이룬 모델이 깊이 연구되고 교육을 통해 전파될 때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다. 다음으로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한국 연구를 더욱 장려해야 한다. 한국과 문화적 근접성이 높은 동남아의 한국학 연구 지원은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이 지역 나라들은 한국의 정치 경제적 발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한류의 확산지이기도 하다. 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동남아 현 현재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들도 중요하지만, 유능하고 영향력 있는 학자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은 더욱 필요하다. 한국학이 지역학으로 확장되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의 학자들과 연계하여 한국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
특히 리더십을 가진 현지 학자들이 한국 연구와 교육에 참여할 수 있으며, 나아가 연구결과가 각국의 정책 수립에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한국학의 현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해외의 유능한 차세대 학자들이 한국을 연구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오는 동안 옆이나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실 있게 우리를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선진국들에게 우리를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과거의 우리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희망을 품고 노력하는 나라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는 노력은 더욱 부족했다.
이제는 앞만 보고 달려서는 안 된다. 옆과 뒤를 돌아볼 때이다. 선진국 뿐 아니라 우리를 동반자로 삼으려는 나라들과 우리 뒤에서 따라오는 나라들이 우리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외국이
한국을 적극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서중석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 한ㆍ호 아시아연구소(KAREC)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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