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를 나쁘게 말하면 잘릴 각오 해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고위 관리들에게 "러시아의 경제를 나쁘게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6일 모스크바 교외에서 열린 한 경제단체 회의에서 "러시아 경제가 적절히 통제되고 있는데도 과장된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며 "관계자들은 입 조심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 경제가 앞으로 수십년 동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있다"며 "러시아 경제가 지금 어렵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도전 정신과 긍정적 마인드가 없으면 러시아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드프 대통령은 이날 입 조심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지만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쿠드린 재무장관은 지난달 "외부의 경제 환경이 향후 10~50년 동안 러시아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제2의 위기가 조만간 러시아에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쿠드린 장관은 자유주의 성향의 경제 관료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유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의 한 경제연구소는 올해 말 러시아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9%에 도달해 올해 초의 예상치 7.4%보다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의 실업률은 지난달 10.2%로 전달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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