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의 끝이 보인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가 올해 안에 세계 경제가 회복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개방경제와 구조조정을 계속하면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단계별로 정확하게 예측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경제학자다.
루비니 교수는 27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세계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행히 대부분 국가의 정부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올해 말이 되면 회복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진국의 성장률은 회복 후에도 전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신흥시장은 정부 정책이 과감하게 진행되고 있고 아직도 성장을 계속하는 중국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보다 회복이 빠를 것"이라며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1.5%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개혁을 하고 세계에 경제를 개방해 '세계 경제의 성공 모델'이 됐다"면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개방성을 유지하고 개혁과 구조조정을 계속 진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기 이후 한국의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은 적절했다고 평가하고 정보기술(IT), 대체에너지 분야 등에서 기술 진보가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소비, 즉 선진국의 수요 감소가 수출 의존적인 한국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루비니 교수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내 상호교역이 증가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중간재를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이 미국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구조인데, 아예 최종재를 아시아 국가에 팔아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주택 부문에 대해 "매우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하며 일부 제조업 분야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핵 사태의 영향에 대해선 "한국 시장은 초기에 쇼크를 받는 모습이었지만, 하루 만에 자신감을 회복했다"면서 "한국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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