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지금 일자리에서 평균 2년을 채 버텨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정규직에 비해 처우가 처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마저 나빠지면서 비정규직의 노동여건은 급격히 열악해졌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속기간은 평균 1년11개월로 2008년(2년2개월)보다 3개월 짧아졌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제한의 장벽을 넘지 못한 경우도 있고 경기침체가 깊어지는 와중에 해고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 경우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규직은 평균 근속기간이 1년전보다 4개월 늘어나 하나의 일자리를 6년5개월씩 지키고 있다.
임금과 상여금, 시간외수당 등의 근로복지에서도 비정규직의 설움은 커졌다. 비정규직의 월 평균임금은 123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3.1% 줄어든 반면, 정규직은 216만7,000원으로 3.0% 증가했다. 정규직 대비 임금 수준은 지난해 60.5%에서 올해 56.9%로 하락하면서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또 퇴직금과 유급휴가 혜택을 누리는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34.1%, 27.6%로 지난해보다 각각 0.4%포인트, 1.8%포인트 개선되기는 했으나, 아직 정규직의 수혜비율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여금(26.5%) 시간외수당(19.5%) 수혜비중은 1.0%포인트, 0.5%포인트씩 떨어졌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전체 비정규직 숫자는 지난해보다 26만4,000명 줄어든 537만4,000명. 비정규직 비중도 2006년 35.5%에서 2007년 36.7%로 늘었다가 지난해 35.2%로, 올해 33.4%로 축소됐다.
특히 기간제근로자(256만명)는 1년새 26만6,000명 증가한 반면, 비기간제(61만9,000명)가 35%(33만7,000명)나 줄어든 게 눈에 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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