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이 보여준 가장 확실한 점은 1차 핵실험 때보다 폭발력이 5배 정도 커졌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갖기까지 핵탄두 소형화만을 남겨두고 있다"라거나 "아직 완전한 제어기술을 갖지 못한 상태"라는 다양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제한된 정보 때문에 정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북한이 핵무기 확보에 상당히 근접한 것은 사실이다.
테오도르 포스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26일자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폭발력의 10~20배 수준이라면 모를까, 북한이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실험용 무기를 개발할 능력도 아직 확보하지 못했고, 어느 부분이 잘못인지도 확실히 알아내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26일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서 보여준 3~4킬로톤(kt)의 폭발력은 과거 중국에 통고했던 폭발 규모에 근접하는 것으로, 그렇다면 완전한 핵분열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운반체의 문제일 뿐 핵폭탄은 지금도 개발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미사일이 아닌 다른 운반체를 사용한다면 지금도 핵무기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단 장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대포동 2호로 6,000㎞ 이상을 날아가려면 핵탄두의 무게가 1톤 이하로 작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북한의 기술로는 탄두 무게가 4~5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기까지는 아직 소형화와 전술적 성능 등에서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토종 핵기술을 개발해와 연간 6~7㎏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자주적인 핵연료 공급이 가능하고, 장거리발사체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그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사실상 핵 보유국' 지위 확보를 노렸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완전한 핵무기 기술을 갖추려면 수많은 핵실험이 필요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은 1945년 7월 이후 1,032회, 러시아(구소련 포함)는 715회나 핵실험을 했고 영국, 프랑스, 중국도 1950~60년대 이후 각각 45, 210, 44회의 실험을 했다.
반면 인도는 1974년과 1998년 핵실험 끝에 핵무기를 확보했고, 파키스탄은 1980년대 핵물질을 뺀 폭발실험만 20여회 하다가 1998년 핵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초기에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거셌으나 이제 인도와 파키스탄은 '사실상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북한의 노림수도 바로 인도나 파키스탄 정도로 자신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핵 보유국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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