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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일본 극작가 연출가 사카테 요지 페스티벌 8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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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일본 극작가 연출가 사카테 요지 페스티벌 8일부터

입력
2009.05.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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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승용차에 성인을 몇 명까지 태울 수 있는지를 알아보던 그 옛날 TV오락프로그램의 재연은 분명 아닐 터. 20평 남짓한 소극장에 들어선 관객은, 17명의 성인 배우가 밑면 최대 길이 1.8m, 최대 높이 1.2m, 폭 0.95m에 불과한 작은 네모상자 안에서 대부분의 연기를 펼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장면에 따라서는 한꺼번에 15명이 그 안에 틀어박히기도 한다.

이 괴상한 연극 '다락방'을 만든 주인공은 일본의 극작가 겸 연출가 사카테 요지(극단 린코군 대표). 아르코예술극장이 마련한 '사카테 요지 페스티벌'을 앞두고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연극 자체가 극장에 갇히며 일어나는 행위이기도 하고, 현대인은 늘 어딘가에 갇혀 있는 느낌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공간 안에 고립된 극중 인물의 다양한 에피소드에서 관객은 가족과 사회, 개인의 관계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작품의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일본의 세계적인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와의 공동 작업을 시작으로 해외 예술가와의 교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르코예술극장이 올해는 사카테 요지를 선택했다. 그의 대표작 '다락방'(6월 8~28일)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7월 2~12일)가 잇달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카테 요지는 일상을 그린 작품이 강세를 띠는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무대 위에 표출하는 예술가다. 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이 일본 연극의 주류였고 그것이 내가 연극계에 뛰어든 이유"라면서 "관객 동원 문제 등 고충이 있지만 아이돌 배우와의 작업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락방'은 '배우의 능력이 아닌 배우 사이의 관계를 통해 만드는 연극'을 목표로 25년 전 그가 세운 극단 린코군의 첫 정기 공연작이다. 2002년 일본에서 초연됐다.

한 남자가 다락방에서 죽은 남동생이 그곳에 틀어박힌 이유를 더듬어 가는 이야기를 비롯해 좁은 세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로 구성돼 있다. 이전까지 무거운 주제를 정면으로 다뤘던 사카테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부드럽고 경쾌하게 풀어낸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으로 그는 일본 요미우리문학상, 요미우리연극대상 최우수연출가상을 받았으며 일본뿐 아니라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도 공연할 기회를 가졌다.

이번 무대는 그가 직접 연출을 맡았다. 지난 3월 총 지원자 260명 중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선종남 장성익 윤상화 성노진 등 17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사카테의 또 다른 작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원제 '오뚝이가 자빠졌다')는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비인간적이고 참혹하게 몰아가는지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지난해 그의 희곡 '블라인드 터치'를 무대에 올렸던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가 연출을 맡아 번안극으로 선보인다.

일본에서는 '오뚝이가 자빠졌다'로, 한국에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표현되는 세계 공통의 놀이를 바탕으로 '지뢰'와 연관된 각양각색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한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이라는 원작의 작품 배경은 우리의 자이툰부대 파병으로 옮겨졌다. 정규수 길해연 이남희 등이 출연한다. (02)889-3561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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