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상설 군 기지를 설치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평화의 캠프'로 명명된 기지 개설식에 셰이크 사이프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부총리와 함께 참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500명의 병력이 배치된 기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따라 해안 3곳에 분산 설치됐다. 이 기지는 해군 및 병참 기지, 전투기 3대를 운용하는 공군기지, 훈련소 등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프랑스는 미국, 영국에 이어 중동지역에 자국 상설기지를 설치한 세번째 국가가 됐다. 영국 BBC 방송은 "프랑스가 지난해 UAE와 핵개발 공조 협정을 맺은 데 이어 군 기지까지 설치함으로써 석유 부국이 모여 있는 중동지역 무기공급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석유부국 UAE는 지척에 있는 이란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프랑스의 보호막이 필요했다. 프랑스도 전세계 석유의 40%가 운송되는 호르무즈 해협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다, 향후 UAE에 첨단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챙겼다. BBC는 UAE가 프랑스 최첨단 다목적전투기 라팔 60대를 구입하는 80억유로(약 14조원) 규모의 무기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UAE와 마주하는 이란은 프랑스 군 기지 설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하산 카시카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중동지역의 외국군 주둔은 지역 안정과 안보를 해친다"며 "무기 증강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중도파인 민주운동의 프랑수아 바이루 대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를 중동전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BBC가 밝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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