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비교적 안전한 듯했던 우리 주변에서 확진환자가 무더기로 나타나고 있다. 23일 베트남행 환승객에 이어 미국에서 귀국한 어린이 3명, 학원강사 15명이 발견됐다. 대부분 외국인으로 최근 입국한 학원강사들의 경우 어제 4명이 추가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미국에서 입국한 한국여성도 새로 드러났다. 한 달 가까이 3명에 머물렀던 확진환자가 3~4일 새 갑자기 24명 발생했다.
방역당국이 기울이는 노력과 수고를 탓하는 게 아니다. 신종플루에서 결코 우리만 예외일 수 없으며 그러기에 방심은 금물임을 다시 생각하자는 얘기다. 갑자기 무더기 환자가 발생한 경위를 보면 더욱 그렇다. 학원강사들의 경우 유사한 증세를 보여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았으나 단순 감기로 판명됐다 한다. 이들은 그 동안 많은 사람들과 접촉했고, 지방까지 왕래했다고 한다.
베트남 여성이나 어제 확인된 환자처럼 공항에서 발열증세가 나타나 격리ㆍ치료되는 경우는 문제가 덜하다. 집단감염에서 드러났듯 입국과정의 검역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확인됐다. 잠복기간이 1주일 정도인 신종플루는 공항의 검역보다 국내의 진단과 신고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의료기관에서 진단을 받고도 이상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니, 지금도 제2, 제3의 감염환자들이 주변에 없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신종플루의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100여명에 이르고, 멕시코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전역으로 확산됐다. 곧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많은 유학생과 여행객이 입국할 것이다. 공항검역 강화는 물론 국내 의료기관의 방역시스템도 새로 정비해야 한다. 신종플루의 감염자들이 주변에 적잖이 있다는 전제 아래 검사기관을 늘리고 신고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 이미 알려진 질병이기에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지만,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 데는 국민 개개인의 협조도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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