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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2차감염 우려… 감염자들 격리前 지하철·KTX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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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2차감염 우려… 감염자들 격리前 지하철·KTX 이용했다

입력
2009.05.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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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적응 교육을 받던 65명의 외국인 강사 중 15명이 한꺼번에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을 통한 2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보건 당국에 의해 이들이 격리되기 전 1주일간 서울 거리를 활보한데다가 일부는 지하철과 KTX까지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을 모집한 C어학원이 감염 여부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임의로 외국인 강사들을 전국 각 지점에 배치, 당국이 구축한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C어학원은 외국인 강사 중 일부가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의 검사를 받고 있었던 22일 65명 가운데 32명을 전국 각 지점에 배치했다. 이 때는 외국인 강사 가운데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았던 23세 미국인 강사가 21일 보건소를 방문, 검사가 진행 중이었고 2명의 다른 외국인 강사들도 같은 날 인근 병원을 찾았다.

보건당국이 보건소 방문환자에 대해 추정환자 판정을 내린 23일 65명 전원을 불러 들여 격리 조치하지 않았다면, 자칫 학원 학생들을 중심으로 신종플루가 급속하게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강사 중 일부가 이미 16일부터 증상을 보였던 점을 감안할 때 학원측의 초기 대응도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보건소와 병원에서 보고된 환자가 모두 서울 강남의 같은 오피스텔에 기거하는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나, 추적조사에 나서게 됐다"며 "학원 측의 초기 대응이 미흡해 외국인 강사들의 개별적 신고가 더 늦었다면 자칫 문제가 커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121개 지점을 가진 이 어학원은 초등학생을 포함해 수업을 듣는 학생만 약 6만 여명에 달하고 있다.

C학원은 사태가 악화되자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국 모든 지점에서 휴업을 하기로 결정했으나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미 22일 대구 수성구의 한 지점으로 배치됐던 확진 환자 1명의 경우 당일 저녁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갔고, 서울 성북구 한 지점에 배치를 받은 확진 환자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플루의 높은 전염성을 감안할 경우 지하철, KTX 등을 통한 2차 감염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65명의 강사들이 서울 강남권의 오피스텔에 머물던 기간 동안 인근 다중시설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강사들은 16일부터 입국하기 시작해 19~22일 교육을 받았다. 격리조치가 이뤄졌던 23일까지 이들에 대한 출입 통제가 전혀 없었던 탓에 인근 식당은 물론, 도심 다중시설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도 "이들이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없고, 아직 추가적인 2차 감염도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격리 전 1주일 동안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치, 신종플루도 예방 효과?

외국인 강사들과 접촉 많았던 한국인 감염은 아직 1명뿐

신종플루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가 신종플루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발효가 잘 된 김치를 먹으면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돼 한국이 김치의 덕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치의 AI바이러스 억제효과 실험을 수행했던 한국식품연구원 김영진 박사는 "백신은 특정 바이러스에만 효과가 있지만 김치는 특정 바이러스를 넘어 유사한 바이러스에도 반응한다"며 "김치를 먹는 한국인들이 사스(SARSㆍ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때처럼 신종플루에 강한 면역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외농업기술팀 홍종운 박사도 "신종플루가 이전 바이러스와 유사한 증세를 일으키는 것이라면 김치가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외국인 학원 강사들의 무더기 감염 사태의 경우, 국내 강사들이 이들의 관리ㆍ교육을 담당하는 등 외국인 강사들과 접촉한 한국인이 많았지만 전체 15명 감염자 중 한국인은 1명 뿐이었다. 또 일본이 오사카(大阪)와 고베(神戶) 등 간사이 지방을 중심으로 감염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발병건수는 적은 편이다.

김 박사는 "잘 익은 김치를 평소보다 2배 이상 먹으면 신종플루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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