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北 2차 핵실험/ 왜 지하 실험 했나, 시뮬레이션 검증 기술 부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北 2차 핵실험/ 왜 지하 실험 했나, 시뮬레이션 검증 기술 부족

입력
2009.05.26 00:52
0 0

북한이 25일 함북 길주군 일대에서 실시한 핵실험은 지하에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미국 러시아 등이 실시한 핵실험의 74% 정도가 지하 핵실험이었고, 북한의 1차 핵실험 역시 지하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새삼스럽지는 않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지하 핵실험을 택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를 살펴 봐야 한다고 주문한다.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의 아쉬움을 만회해야 했다. 북한은 당시 2㎏의 플루토늄을 투입해 4킬로톤(TNT 4,000톤) 정도의 폭발 규모를 얻으려 했으나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1킬로톤 안팎이었다. 따라서 핵실험을 통해 노후화한 기존 핵탄두 기술을 개량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의 경우 초정밀 기폭장치가 필요하다. 핵실험을 통해 계속 이를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핵실험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핵무기 폭발 능력을 검증하는 방법도 있지만 미국 러시아 등 핵무기 선진국이나 가능한 방법이고 이제껏 한 차례밖에 핵실험을 하지 않은 북한에겐 선택지가 될 수 없었다.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국토가 좁기 때문이다. 주로 사막에서 핵실험을 했던 미국 중국, 남태평양 식민지 섬에서 실험했던 프랑스처럼 인구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실험 환경이 북한엔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길주군 일대는 2,000m급 고봉이 즐비한 산악지대다. 당연히 인구도 적고, 지하 핵실험에 적합한 암반지대다. 만일의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방사능 오염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여건인 것이다.

북한은 또 지하 핵실험 중에서도 수평 갱도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수직 갱도 방식의 경우 지름 1~3m 규모의 갱도를 지하 300m 이상 뚫어야 한다. 유전 개발 이상의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게다가 각종 관측 감지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형 크레인도 필요한데 산악지대라 이동이 힘들고, 외부에 핵실험 준비 사실이 노출될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은 수백m 높이의 산 아래에 일단 수직으로 몇m 정도 갱도를 판 뒤 거기서 산 정상 아래 쪽으로 수평 갱도를 파 들어간 다음 시멘트 석고 철판 등으로 폭파 지점을 겹겹이 봉쇄하는 수평 갱도 실험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어 원격조정 장치를 이용해 폭파시키면 엄청난 고열에 의해 주변 암석과 철판 등이 녹아 내리지만 유리구슬 같은 형상이 돼 방사능 누출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평 갱도의 경우 폐광 등을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이 절약되는 측면도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