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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껄끄러웠던 野인사들 줄줄이 봉하로… 봉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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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껄끄러웠던 野인사들 줄줄이 봉하로… 봉하로…

입력
2009.05.26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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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악연이 있었거나 참여정부 이후 거리가 멀어졌던 야권 유력 정치인들이 줄줄이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구원(舊怨) 풀기'가 민주진영 화합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4ㆍ29 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나서 민주당내 친노(親盧) 386들을 강하게 비판한 정동영 의원이 우선 주목된다. 정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실세' 통일부 장관을 지냈지만 결국 우리당 탈당과 해체를 선언, 노 전 대통령의 원색적 공격에 몰릴 만큼 관계가 껄끄러웠다.

정 의원은 23일 밤 봉하마을로 향했지만 "배신자가 왜 왔느냐"는 노사모 회원들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인근에서 하루 밤을 묵은 뒤 24일 오전 다시 빈소를 찾아 "있어서는 안될 아픔으로 명복을 빈다"며 조문을 마쳤다.

민주당 분당사태 이후 한나라당과 함께 노 전 대통령 탄핵발의에 참여했던 추미애 의원도 24일 오전 봉하마을에 다녀갔다. 그러나 추 의원은 2002년 대선 투표일 하루전날 밤의 명동유세 때는 노무현 후보가'다음 대통령은 정몽준'이란 피켓을 보고 "속도위반하지 말라. 우리에겐 정동영, 추미애도 있다"고 치켜세웠던 동지였다.

열린우리당 창당에 동참하지 않고 다른 길을 갔던 추 의원은 빈소에서"먼 곳에서나마 등대지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수용한 대북송금 특검 수사 등으로 인해 참여정부 내내 검찰과 구치소, 병원을 전전해야 했던 악연이 있다. 그런데도 박 의원은 24일 조문할 때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동료의원들로부터 받은 '불구속 수사 탄원 성명서'61장을 영전에 바쳐 주변을 숙연케 했다.

그는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용서도 가능하다"며 "권위주의를 타파한 노 전 대통령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 역사에 빛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2002년 텃밭인 광주경선에서 노 후보에 패한 뒤 대권의지를 꺾었고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의원직까지 잃었던 한화갑 전 대표, 선대위원장으로 노무현 정권을 창출한 뒤 감옥에 간 정대철 고문, 나라종금 사건으로 구속됐던 한광옥 고문 등도 봉하마을을 다녀왔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김해=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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