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하자 군 당국은 즉각 전군에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하는 등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국방부와 합참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포착된 직후인 오전 10시30분 각각 김상기 국방정책실장 주관의 위기관리반과 장광일 작전본부장 주관의 긴급조치조를 각각 소집, 정보를 수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합참은 이어 낮 12시를 기해 전군에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지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등 접적지역에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후방 지역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지만 적 도발에 대비해 지휘관 대기태세 유지 등을 통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26일 오전 의장이 주재하는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한다.
군 당국은 또한 대북 감시 및 조기경보체제 확립을 위해 한미 연합감시자산을 집중 운용해 도발 징후를 정밀 추적 감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태영 합참 의장은 이날 두 차례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과 화상회의를 갖고 이번 사태와 관련한 협의를 가졌다.
군은 다만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과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 격상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아직 격상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검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군 수뇌부의 주요 일정은 이번 사태에 따라 연기되거나 축소됐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당초 26일부터 3일간 예정된 중국 방문 일정을 하루 축소, 26일 당일 중국을 방문해 한중 국방장관회담을 가진 뒤 27일 귀국키로 했다. 29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8차 아시아안보회의 역시 일정을 하루 당겨 귀국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중 국방장관회담 및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 등에서 이번 북한 핵실험 사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일정 전체를 취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초 440여명의 전 군 장성을 대상으로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던 '무궁화회의'는 다음달로 연기됐다. 1973년 시작된 무궁화회의는 주요 국방정책과 안보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연례행사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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