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 유전적 차이가 클수록 사랑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5일 유전인자의 차이가 큰 남녀가,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남녀에 비해 결혼하는 비율이 높다는 브라질 파라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남녀간 성적 매력을 제어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결혼한 90쌍은 면역체계에 간여하는 주조직적합복합체(MHC) 유전자의 차이가 컸던 반면 미혼이거나 성적 관계를 맺지 않은 152쌍은 결혼한 커플보다 유전자의 차이가 적었다. 면역체계와 관련한 부부 유전자의 차이가 클수록 자녀의 면역체계 결함 가능성도 낮았다.
이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자녀의 면역성 결함을 줄이기 위해 동종 유전자 보유자를 무의식적으로 기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면역체계의 일부를 담당하는 MHC 유전자가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의 마리아 다 그라사 비카류 교수는 "사람들은 흔히 공통점 때문에 배우자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연구는 배우자 결합의 요인이 오히려 차이점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문화적 변수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인간은 배우자를 선택할 때 무의식적으로 면역체계가 강한 자녀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은 쪽에 이끌리도록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MHC 유전자가 체취에 미묘한 차이를 일으켜 유전자의 차이가 큰 상대방에 무의식적으로 이끌리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밝혀냈다. 비카류 교수는 "체취는 포유류의 집단행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간이 '무엇이 이성을 매혹시키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아직 규명할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