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는 과연 궁합이 잘 맞을까.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엇비슷한 시기에 각각 안상수 원내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를 선출함에 따라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여의도의 정치 지형을 감안할 때 '강 대 강' 구도가 불가피할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18대 국회 출범 후 지난 1년 간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80일 넘게 진행된 개원 협상, 법안전쟁과 국회 폭력사태 등을 겪으면서 양측 건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에겐 민주당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국정의 훼방꾼이란 인식이 짙고, 민주당 역시 한나라당이 국민과 야당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에 몰두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두 원내대표가 데뷔 무대인 6월 임시국회에서 최대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놓고 부딪쳐야 한다는 점도 적잖은 부담이다. 안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도록 각종 개혁입법과 민생법안을 완수할 것"이라며 "무원칙한 야당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상태다.
이 원내대표도 취임일성으로 'MB악법 철회'를 요구했고, "안 원내대표가 강하게 나가면 나는 더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우에 따라선 6월 국회에서 연말 연초 못잖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전략가의 면모를 갖춘 데다 개인적 연이 상당해 물밑 대화를 통한 조율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두 사람은 1998년 한나라당 대변인과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인연을 맺었고, 17대 국회 때는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를 향해 "두 정권을 탄생시킨 전략가"라고 추켜세웠고, 이 원내대표도 "절친한 관계"라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안 원내대표가 당선 소감을 통해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겠다" "야당 원내대표가 참석해 청와대에서 법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자주 주선하겠다"고 말한 것은 대화와 타협을 위한 화해의 손짓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도 "역지사지하면서 신뢰를 지키고 품위 있는 여야 관계를 끌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양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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