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일 이틀동안 국내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확진환자가 총 17명이 발생함에 따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그 동안 확진 환자 4명 선에서 소강국면을 보이던 신종플루가 순식간에 번지면서,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4일 모 유명 영어학원이 해외에서 모집한 외국인 강사들이 묵고 있던 서울 강남지역 한 오피스텔에서 미국과 캐나다 출신의 외국인 강사 11명과 한국계 3명 등 14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의 학원으로 배치되기에 앞서 19~22일 국내 적응 교육을 받고 있었다.
또 이들과 별도로 이날 새벽 미국 뉴욕발 아시아나항공 OZ221편으로 입국한 한국인 아동 3명도 추가로 확진환자로 분류돼 국가지정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로써 이틀 동안 17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해 지금까지 한국에서 발생한 확진환자는 21명으로 늘어났다.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23세 미국인 여자강사가 지난 16일 발병하면서, 이 강사와 함께 교육을 받던 다른 강사 13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오피스텔에서 교육을 받은 외국인 강사는 총 65명으로 이들 14명과 현재 추정환자 판정을 받고 검사가 진행중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50명은 아직 증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오피스텔내 최초 감염자인 23세 여성의 경우 입국 당일인 지난 16일 이미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인천공항 검역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이 여성은 자신이 감염시킨 또 다른 외국인 강사가 보건소에 신고를 한 이후에야 이를 역추적한 당국에 의해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당국의 입국자에 대한 전화모니터링조사를 통해서도 사전에 발견되지 못함에 따라 '공항의 발열감시와 기내검역 - 검역질문서 작성- 입국 후 모니터링' 등의 검역체계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보건당국은 집단적으로 신종플루가 발생함에 따라 지역사회로 신종플루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피스텔에 거주하던 외국인 학원 강사들의 경우 교육을 마친 오후에는 자유롭게 생활한 점을 미뤄볼 때, 강남권 등 서울지역 내에서 이미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중 34명은 교육이 끝난 지난 22일 전국 각 지역으로 파견됐다 23일 저녁에야 다시 격리됐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인 박승철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신종플루는 기존의 독감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자가 늘고 주는 데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감염을 막기 위해 개인차원의 예방노력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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