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고 새로운 꿈도 시작되었다. 분명 아이를 업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아이는 온데간데없고 빈 포대기만 두르고 있다. 어디다 아이를 빠뜨린 것일까. 울고불고 미친 듯 사방을 뛰어다니다가 꿈에서 깬다. 아이들은 잘 자고 있다. 꿈이라서 다행이다. 오래 전 텔레비전을 통해 알게 된 준현이는 놀이터에서 놀다 사라졌다. 집 주소와 이름은 물론 한글을 깨친 똑똑한 아이였다.
준현이의 부모는 그 애를 데려간 이들에게 울며 호소했다. "제발 그 아이를 어딘가에 내려만 달라. 주소를 아니 제 발로 물어물어 집을 찾아올 것이다." 준현이가 돌아오지 않은 지 긴 세월이 흘렀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준현이의 아빠를 보았다. 그 사이 가정은 무너졌고 그는 피폐해졌다.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의 수가 우리의 짐작을 뛰어넘는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현실은 영원히 깨지 않는 악몽이다.
그들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듯 정부의 미아 찾기 시스템이란 아직 체계조차 잡히지 않은 모양이다. 어디로 튈지 예측 불가능한 작은애를 위해 미아 방지 물건들을 구입했다. 이름과 연락처를 새긴 목걸이, 부모와 5미터 떨어지면 버저가 울리는 미아 분실 방지기. 다른 하나는 목줄이다. 줄로 묶고 외출한 날 많은 이들이 신기한 듯 돌아보며 웃어댔다. 우리 아이가 꼭 줄에 묶인 강아지 같았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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