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데리아 페라리 팀(이하 페라리)을 빼놓고는 F1(포뮬러원)을 얘기할 수 없다. F1 월드챔피언십은 1950년부터 시작된 전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경주선수권대회.
1961년 처음으로 팀 우승(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을 거머쥔 페라리는 지난해까지 무려 16차례나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7차례(2005, 2006년 제외)나 우승을 휩쓸었다. 불세출의 스타 미하엘 슈마허(은퇴)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1위에 오르며 페라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9년, 영원할 것만 같던 '페라리 시대'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시즌 5라운드(전체 17라운드)가 끝난 현재 페라리의 포인트는 단 4점. 10개 팀 가운데 9위에 처져 있다. 선두 브라운GP(68점)와의 차이는 무려 64점이다.
페라리에 닥친 시련의 계절은 '디퓨저' 때문. 디퓨저란 주행 때 차체 바닥으로 흐르는 공기를 제어해 저항을 줄이는 장치를 말한다. 2중으로 된 변형 디퓨저를 장착한 브라운GP 등이 승승장구 중인 반면 일반적인 싱글 디퓨저를 단 페라리와 맥라렌(지난 시즌 우승자 루이스 해밀턴의 소속팀)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변형 디퓨저는 지난 4월 심의에서 적법 판정을 받아 페라리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와는 별개로 드라이버와 팀원들간 호흡도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페라리는 주최 측의 일방적인 연간 예산 상한제(약 780억원) 도입에 반발, 내년 시즌 불참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페라리의 연간 운영비는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라리는 일단 24일(한국시간) 펼쳐지는 시즌 6라운드 모나코 그랑프리를 기점으로 명예 회복에 나선다는 각오다. 공교롭게도 페라리의 F1 데뷔무대가 바로 1950년 열린 모나코 그랑프리였다.
마침 펠리페 마사(지난 시즌 준우승자)가 두 차례 연습 주행에서 2위와 5위(전체 20명)를 차지하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이번 레이스는 MBC ESPN이 24일 밤 8시30분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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