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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부실채권 급증 3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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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부실채권 급증 31조

입력
2009.05.2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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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말 이후 금융권 부실 대출채권이 10조원 가량 늘어나 31조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부실채권은 경기가 바닥을 친 후 6개월~1년 사이에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부실채권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현재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31조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9월 말에 비해 10조4,000억원 급증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18조8,000억원에서 6월 말 18조원으로 감소했지만, 9월 말 20조6,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12월 말에는 25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이 19조3,000억원으로 6개월 동안 8조9,000억원 증가했고, 저축은행ㆍ보험ㆍ증권ㆍ여신전문사 등 제 2금융권이 11조7,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외 경기가 가파르게 하강하면서 빚을 제때 못 갚은 기업과 가계가 많아진데다 올해 초 건설ㆍ조선업종을 필두로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부실채권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부실채권 규모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가 22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국내외 금융위기 후 부실채권 비율은 경제성장률이 저점을 기록한 지 6개월~1년 후 최고조에 달했고, 부실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 안정화되는 기간까지 3~4년이 걸렸다.

따라서 올해 1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쳤다면 내년 1분기께 부실채권비율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보는 이번 위기는 전세계적으로 발생해 안정화되는 기간은 과거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6월부터 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설치되는 구조조정기금을 투입, 4조7,000억원에 이르는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채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총 40조원 한도의 구조조정기금은 연내 20조원이 조성돼 절반 이상이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매입에 쓰인다.

시중은행들은 9월쯤 2조원 규모의 민간 배드뱅크를 세워 은행 부실채권을 공동으로 인수해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캠코가 운영하는 구조조정기금이 부실 채권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 논의가 시작됐지만, 출자금 문제로 아직 구체적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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