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우파 인사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서거가 아니라 자살이라고 표현해야 맞다"고 잇따라 주장, "전직 대통령이었던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논란을 촉발시킨 것은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조씨는 23일 '조갑제닷컴'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 기사문을 인용하며 "'서거'는 '자살'로 고쳐야 한다. 기사는 사실을 전하는 게 먼저지 애도를 유도하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24일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도 비슷한 주장을 담은 글을 '조갑제닷컴'에 게시했다. 이씨는 "(대통령) 현직에서 물러난 사람이 검찰에 출두해서 뇌물수수로 조사를 받고 기소 당하기 직전에 자결한 것을 두고 '서거'라고 하면 민주주의에선 말이 안 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서거'로 추앙하는 것은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과 그의 죽음을 악용하려는 의도가 복합적으로 깔려 있는 걸로 보인다"고 적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역시 "무책임한 자살에 '서거'라는 높임말을 붙이는 것은 무식의 소치"라고 주장했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는 한 보수단체 홈페이지에 올린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소란스러웠던 그의 오발탄 인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 거둬들이면서 우리 시대를 결손(缺損)시대로 만들어버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노 전 대통령은) 도덕적 과오를 바로잡을 길이 없으니 국민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자살을 하거나 복역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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