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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기국면 '미사일 시위' 또 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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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기국면 '미사일 시위' 또 도졌나

입력
2009.05.2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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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중대 고비 때마다 '미사일 시위'등 도발적 행동을 감행했다. 북한이 동해안에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과거에는 통상적 시험이나 훈련으로 평가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남북ㆍ북미 관계가 극도로 경색돼 있는 시점인 만큼 의도성이 짙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이미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은 2차 핵 실험 경고, 미국 여기자와 개성공단 남측 직원 억류, 개성공단 폐쇄 위협, 북핵 관련 6자 회담 거부 선언 등 갖가지 극단적 수단을 동원해 남한과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 위협까지 추가한 것은 북한이 그 만큼 조급해 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쓸 수 있는 카드를 모조리 꺼내 한반도 위기 지수를 끌어 올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북한은 세 차례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쏘았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초기인 2008년 3월, 5월엔 개성공단 남측 당국자를 전원 추방한 직후 등에 미사일을 발사해 대남 강경 노선을 예고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한창이던 같은 해 10월에도 두 발을 발사했다.

북핵 검증에 관련된 제안을 미국에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던 때였다. 두 차례 모두 위기 조성 용이었던 셈이다. 특히 이번엔 발사 예상 시기가 30일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6월 1,2일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인 한_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에 북한은 함경북도 김책시 일원의 동해안에서 발사 준비 중인 것으로 포착됐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서해가 아니라 동해라는 점, 김책시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가 있는 함북 무수단리와 가깝다는 점 등을 보면 발사대 보호를 빙자한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남한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위기고조 목적에서 실제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의 양보와 남한의 대북 정책 수정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무모한 시위를 계속 할 공산이 크다. 특히 6ㆍ15 남북공동선언 9주년인 6월 15일에 맞추어 북한이 대남 압박 수위를 최고로 끌어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북한이 15일 보낸 '개성공단 계약ㆍ법규 무효화' 통지문 등에서 6ㆍ15 합의를 거론한 것은 심상치 않다"며 "북한은 6ㆍ15 선언 이행과 관련해 남한내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도발 위협이나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 추방 같은 카드를 총동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6월엔 보천보전투 승리 기념일(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사업 개시일(19일), 한국전쟁 발발일ㆍ미제 반대 투쟁의 날(25일) 등 북한의 기념일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북한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기념일에 '사고'를 치곤 했기 때문에 예사롭지 않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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