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잉사회'.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확산으로 벌어진 학교 휴교 및 감염자 주변의 일화를 소개하며 아사히(朝日)신문은 22일 일본 사회를 이렇게 요약했다.
가와사키(川崎)시의 센조쿠가쿠엔(洗足學園)고교 학생이 수도권 첫 감염자로 확인된 직후인 20일 밤. 이 학교 교장은 기자회견에서 "감염된 학생이 다른 학생과 접촉하지 않았다"며 "내일 전교생 집회를 열어 상황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감염된 학생들이 귀국 후 등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휴교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일관 교육을 하는 이 학교는 하지만 다음 날 재단 산하 전 학교의 일주일 휴교 결정을 내렸다. "전염의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불안해 하는 주민들에게 학교의 자세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였다.
학교나 학생들이 우려하는 것은 '주위의 시선'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학부모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에서는 학교와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시민들이 "우리 아이도 (감염된 학생이 탔던 것과) 같은 전철 노선으로 다니고 있다"며 "만약 감염되면 어쩔 거냐"는 비난 전화를 하고 있다.
학생 90명 이상이 감염돼 휴교한 오사카(大阪)의 간사이오쿠라(關西大倉) 중ㆍ고교에서는 택시를 이용하려던 학교 직원이 승차를 거부당했다. 감염되지 않은 학생의 가족이 병원 진찰 예약을 취소 당한 경우도 있다.
일본 국제관광여관연맹 집계에 따르면 21일까지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교토(京都), 오사카, 효고(兵庫) 등 2개 부와 4개 현에서 연 36만2,000명분의 숙박 예약이 취소돼 약 43억엔의 손실이 났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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