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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고흐의 목소리를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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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고흐의 목소리를 그대로…

입력
2009.05.25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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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지음ㆍ박홍규 옮김/아트북스 발행ㆍ800쪽ㆍ2만6,000원

작품 한 점 한 점이 천문학적인 액수로 거래되며 현대인의 뇌리 속에 '불멸의 화가'로 각인된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그러나 그는 '황야의 외딴 영혼'으로 불우하고 고독한 삶을 살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고흐가 남긴 909통의 편지 가운데, 고흐의 영혼을 알기 위해 꼭 읽어야 할 125통의 편지를 골라 번역한 것이다.

법학자이면서 예술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활발할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번역자 박홍규 영남대 교양학부 교수는 고흐가 쓴 편지를 원문 그대로 번역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고흐가 밑줄을 그은 부분까지 그대로 표시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혹은 태풍 속에서 그림을 그린 뒤 집에 돌아가 녹초가 된 상태에서 편지를 쓰던 고흐의 목소리가 오롯이 전해진다. 죽는 순간까지 벗어나지 못했던 가난과 예술에 대한 고흐의 고뇌를 절절히 느낄 수 있다.

고흐의 작품은 강렬한 인상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그 강렬함은 보는 이들이 그것을 표현할 언어의 빈약함을 절감하게 만든다.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은 그것을 설명하는 고흐 자신의 언어를 담고 있다.

예컨대 '밤의 카페'에 대해 고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카페란 사람들이 자신을 파괴할 수 있고, 미칠 수 있으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표현하려 했어… 녹색과 황록색과 거친 청록색을 대비함으로써, 평범한 선술집이 갖는 어둠의 힘을 표현하려 했어."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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