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해외 한인 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충격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의 한국 대사관은 분향소를 차렸으며 다른 지역의 한인 단체들은 추모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의 동포들은 대부분 메모리얼 데이(전몰장병추모기념일) 연휴 시작일인 22일 집에 있다가 비보를 접한 뒤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은종국 애틀랜타한인회장은 "전직 대통령의 치부를 낱낱이 드러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법은 만인에 평등해야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노 전 대통령의 부정은 과거와 비교할 때 정상 참작이 필요한 대목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관은 24일 본관 1층 대강당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대사관 측은 한덕수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들의 분향을 시작으로 일반 조문객을 맞을 방침이다. 뉴욕한인회는 앞서 23일 "50만 동포 한인을 대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슬기롭게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조의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 등을 대표하는 한인 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장례 계획에 맞춰 현지 추모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인회와는 별도로 뉴욕지역 노사모 회원 등은 자체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하고 노 전 대통령 추모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인촌인 왕징(望京)에서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TV 보도를 지켜보는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도 한국의 정치 문화에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의 한인 사회도 충격에 휩싸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검찰의 수사가 지나쳤다는 비판론과 함께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데 의아해 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 생활 20년이 가까워 오는 50대 초반의 한 동포는 "과거 군사독재 정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작은 부정 의혹 사건에 노 전 대통령이 목숨까지 버려 안타깝다"며 "현 정권이 정치적으로 너무 몰아붙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워싱턴=황유석특파원
베이징=장학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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