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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대체할 만한 명칭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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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대체할 만한 명칭 있나요

입력
2009.05.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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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은 살아남을 것인가.

금융위기로 위태로워진 어떤 은행 얘기가 아니다. '금융기관'이라는 명칭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금융기관'이라는 용어에서 관치금융 시대의 느낌이 난다"며 "'금융회사' 등으로 용어를 변경하는 것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석연 법제처장으로부터 금융기관 관련 법률 개정안 등을 보고 받으면서 "과거 금융이 정부 소유였을 때 금융기관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지금 시대에 적합한 용어인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 금융기관 명칭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1980년대 이후 금융사들이 관치금융 시대를 벗어나 자율경영 체제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금융기관으로 통칭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반론도 여전하다. '기관(機關)'이라는 단어 자체가 공적 조직만을 뜻하지 않는데다, 영어의 '파이낸셜 인스티튜션'(financial institution)을 번역하기로는 금융기관 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기관'이라는 명칭이 갖는 '공적 냄새'가 너무 강하다 보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 역시 이런 배경에서 그 동안 "일개 (금융)회사를 어떻게 기관으로 봐 주느냐"(대통령 후보자 시절), "한국의 금융산업은 수십 년간 금융기관으로 불리며 권력기관 역할을 했다"(지난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등 비판을 거듭했다.

대통령의 공격까지 받은 이상, 어떻든 금융기관이라는 용어는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 관계자는 "이석연 처장이 간부들에게 금융기관 용어를 대통령 말씀 취지에 맞게 고칠 수 있는 지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면서 "다만, 여러 법에 등장하는 금융기관마다 포함 대상이 달라 고친다 해도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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