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포 같은 대사와 과장된 표현의 '강철왕' '마리화나' 등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극작가 겸 연출가 씨가 신작을 선보인다. 폭력의 비극성을 그린 '들소의 달'이 23일부터 6월 7일까지 혜화동 마방진극공작소에서 공연된다. 한 신문 기사에서 착안, 1998년 완성한 희곡을 11년 만에 무대에 올리게 됐다.
극은 어린 시절부터 크고 작은 폭력에 시달리다 급기야 1980년 광주에서 시민군으로 오해를 받아 혹독한 고문까지 당하는 40대 남자 구양수의 인생 궤적을 통해, 폭력이 한 인간의 삶에 얼마나 길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광주민주화운동의 후유증으로 16년 동안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전과 7범이 된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했지만, 고씨의 전작이 그렇듯 극의 전개는 무겁지 않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Thriller)에 맞춰 군무가 펼쳐지는가 하면 익살스러운 아동극이 막간극으로 튀어나오고 난데없이 힙합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한 사람의 암울한 생애를 한 편의 쇼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관객들이 절망의 언저리에 서성대기보다 살아갈 희망과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극단 측의 설명이다. 한규남 호산 이정훈 이명행 조운 양영미 등이 출연한다. (02)3676-7849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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