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진정한 정열의 한 형태이다." 1990년대 프랑스가 낳은 축구 스타 에릭 칸토나(43)가 자신이 출연한 영국 영화 <룩킹 포 에릭> (감독 켄 로치)으로 제62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룩킹>
칸토나는 영국의 명문 축구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99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설의 공격수. 맨유 팬들로부터 '제왕 에릭', '맨유의 신'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아직까지도 '영국인이 사랑하는 유일한 프랑스인'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을 만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칸토나는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룩킹 포 에릭> 에서 삶의 의욕을 상실한 한 우체국 직원이 그리는 상상 속의 심리상담자로 등장한다. 그는 "나는 인간이 아니라 칸토나다" 라는 유머 넘치는 대사와 섬세하고 부드러운 얼굴 표정으로 자신의 열렬 팬인 우체국 직원의 고민을 친절하게 해결해준다. 룩킹>
하지만 칸토나는 맨유 선수 시절, 영화 속 모습과 달리 다혈질적인 성격과 기행으로도 악명이 높았다. 실제 그는 축구 팬들을 경악시켰던 일명 '이단 옆차기 사건'으로 몰락을 맞았다.
95년 원정 경기에서 고의성 짙은 보복 반칙으로 퇴장 당한 뒤 야유를 퍼붓던 한 관중을 이단옆차기로 폭행한 것. 그는 이 사건으로 2주간 투옥됐으며 9개월간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97년 은퇴한 뒤 몇 편의 영화에 얼굴을 비쳤던 칸토나는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다. 또한 "내게 열정이 있는 한 재즈 연주 등 뭔가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자유로운 영혼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칸=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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