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던 도중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추정 환자로 진단됐던 베트남 여성이 감염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베트남 여성은 미국 시애틀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271편 항공기를 타고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베트남 호찌민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환승 검역대에서 고열이 감지돼 검사한 결과 추정 환자로 판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비행기 동승객에 대한 2차 감염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 국내 입국자 101명에 대해 추적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65명은 증상이 없는 것이 확인됐지만, 나머지 36명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특히 36명 가운데 1명은 이 여성의 반경 2m 이내에 앉았던 승객으로, 이들이 감염됐을 경우 그 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신종플루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보건당국은 발열 뿐 아니라 기침 등 다른 급성호흡기 증상도 있어야 정밀검사를 실시하는데, 발열 뿐인 이 여성에 대해 검사를 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가 요청하지 않았다면, 이 환자의 신종플루 감염사실이 제때 확인되지 않으면서 국내 입국한 탑승객들에 대한 추적조사 역시 난항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 입국자는 물론, 환승객에 대한 정밀검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이날 오전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60대 일본인 여성 관광객이 고열과 콧물 증상을 보여 한때 공항에 격리된 뒤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오후 늦게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환자 발생이 급증하는 등 대유행(pandemic) 조짐이 있다"면서 "대유행할 경우 국내에도 빠른 속도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본부는 "전국 역학조사관이 37명에 불과해 기존 전염병 대응체계가 한계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력 확충과 인천공항내 격리시설 확보 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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