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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회장 소환/ 檢 '여권 실세와 통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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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회장 소환/ 檢 '여권 실세와 통화' 질문

입력
2009.05.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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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이메일 진술서에는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에게서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로비를 받은 내역이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4용지 20여쪽 분량의 진술서에는 지난해 7월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경위와 청와대 보고내역, 천 회장 등이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에게 어떤 부탁을 했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가 서술돼 있다. 한 전 청장은 그러나 "청탁 전화를 받았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천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을 내세워 국세청장에 유임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전 청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여권 실세 등 제3의 인물과 통화한 기록도 확인, 한 전 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로비와 관련 여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 회장 외에 새로운 인물이 로비창구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한 전 청장한테서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서는 천 회장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밝히겠다"고 말했다. 세무조사 무마로비 수사가 천 회장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메일 수사라는 한계 때문에 한 전 청장을 상대로 한 추가 조사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한 전 청장이 여권 관계자 등에 대한 의혹을 부인할 경우 더 이상 추궁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로비에 나선 인물은 혐의를 부인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로비를 받은 한 전 청장의 입에 기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전 청장의 기획출국 및 여권 비호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상황 때문이다.

한 전 청장은 참고인 신분이기 때문에 강제 소환도 어렵다. 홍 기획관은 "이메일 조사에 앞서 전화로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진술서를 받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은 충분히 조사했다"며 "형식만 가지고 부실한 조사라고 판단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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