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구도가 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의 판세가 안개 속이다. 어느 한쪽의 우위를 쉽사리 점칠 수 없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획득 후보가 없어 2차 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결국 막판 계파 표 결집 여부와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심 향배가 결과를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황우여_최경환 의원팀의 등장 이후 판세가 혼미해져 현재로선 단정적으로 유ㆍ불리를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안상수_김성조 의원팀과 황_최 의원팀이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고, 정의화_이종구 의원팀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 분석이다.
황_최 의원 측은 당의 화합을 바라는 의원들의 지지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이 표를 몰아주고 중립 성향과 일부 친이 온건파의 표까지 흡수한다면 당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안_김 의원 측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이 주류의 광범위한 지지로 승리를 차지한다는 속내다. 국정 2년차를 뒷받침하기 위한 주류 원내대표의 필요성에 상당수 친이 의원이 공감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정_이 의원 측은 친이계이면서도 화합 이미지가 강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친이 주류 측의 지지와 화합을 중시하는 중립 및 친박 일부 의원들의 선호가 더해지면 당선을 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경쟁으로 인해 막판 몇 가지 변수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첫번째가 친이 친박계의 표결집 현상이 나올까 하는 점이다. 우선 친박계의 결집 여부가 관심이다. 친박계의 표가 결집한다면 황_최 의원팀에게 몰릴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19일 "친박계가 최경환 의원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성조 의원도 친박 성향인만큼 친박표가 일부 분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 문제는 박심(朴心ㆍ박근혜 전 대표의 속내) 논쟁도 부를 만큼 민감하다. 안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가 최경환 카드를 추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황 의원은 "최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서로 은근히 박심을 놓고 견제하는 것이다.
더 큰 관심은 친이계의 표 결집 여부다. 대체로 친이 온건파와 강경파의 생각이 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 논란 이후 오히려 친이계가 결집할 가능성에도 주목해 봐야 한다.
한 온건성향 친이 핵심 의원은 "황_최 카드를 화합책으로 긍정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것이 진정한 화합책인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역효과를 부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친이계가 결집하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엔 안_김 의원 팀이 유리해진다는 평가다.
30~40명 가량인 중립 성향 의원들의 부동표가 막판에 어디로 향할지도 주요 변수다. 각 후보들이 확보한 고정표가 현재로선 모두 당선권까지는 안 된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어서 누가 중립 의원들의 표를 잡아오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경선 하루 전인 20일 실시되는 후보토론회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중립 성향 의원 및 초선 의원 상당수는 토론회를 보고 지지후보를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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