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주당 플랜 초안 발표를 계기로 민주당 노선 논쟁에 불이 붙었다. 당 일각에서 "6월 국회를 앞둔 지금은 반MB전선에 힘을 모아야 할 때"(비주류연합 민주연대 성명서)라며 논의 시기를 늦추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미 화살은 활시위를 떠난 상태다.
19일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지역위원장 전체회의에선 15명의 발언자가 나서 초안이 내세운 탈이념ㆍ현대화 노선과 성장 중심 정책 등의 논쟁적 사안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고, 일부 의원들은 외곽에서 성명서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표명했다.
토론에선 진보ㆍ보수를 뛰어넘는 현대화라는 좌표 설정에 대한 논란이 가장 컸다. 민주연대 공동대표 이종걸 의원은 "참여정부 때도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측으로 가다 정체성이 훼손됐다"며 "한나라당에 반대만 해도 성공할 텐데 점점 비슷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의원은 초안을 '민주당판 뉴라이트 선언'으로 규정하고 "한나라당의 선진화와 민주당의 현대화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의원도 광주에서 간담회를 갖고 "초안은 낮은 민주당 지지율의 원인을 유권자가 보수화했기 때문이라고 잘못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선과 총선 패배의 원인을 중산층 끌어안기 실패로 보는 구 민주계 등의 중도 진영은 의견이 달랐다. 이들은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자세로 지지층을 끌어와야 한다는 점에서 초안에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구 민주계 박상천 의원은 "중산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관점에서 정체성 확인 작업을 해야 한다"며 "다만 현대화라는 표현이 너무 넓고 다의적이어서 중도개혁이란 구호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인기 의원도 "중도개혁은 지역ㆍ계층ㆍ이념에서 가장 넓은 폭을 갖고 있는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386 출신인 이인영 전 의원은 "유연한 진보, 점진적 진보 등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며 초안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정책현안에 대한 대안이 부족하고 말의 성찬만 가득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범구 전 의원은 "총론은 수긍할 수 있는데 방법론이 나오겠지 싶으면 뒤로 갈수록 맥이 빠진다"며 "예를 들어 일자리 중심의 성장정책을 지향한다고 했는데 800만 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질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한 세밀한 고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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