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릿 대처 전 영국총리처럼 수렁에 빠진 국가를 구하겠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53ㆍ사진) 유럽연합(EU) 예산담당 집행위원이 17일 리투아니아 대선에서 68%의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리투아니아 첫 여성 대통령인 그리바우스카이테는 가라테 유단자이며,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철의 여인'으로 통한다.
독신인 그리바우스카이테는 리투아니아가 구 소련에 속해있을 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했고, 리투아니아로 돌아와 경제학을 가르쳤다. 1991년 리투아니아 독립 후 공직에 들어와 2004년까지 재무차관, 외무차관, 재무장관 등을 지냈다. 이후 EU예산업무를 지휘했다. EU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머물 때도 지속적으로 리투아니아 정치 상황에 날카로운 비판을 해왔던 그는 경제위기로 리투아니아에서 폭동이 발생하자 지난 2월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그라비우스카이테는 "시급한 임무는 리투아니아 재정상태를 하루빨리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고 AFP통신에 밝혔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역할 모델로 마가릿 대처와 윈스턴 처칠을 꼽는 그는 중도우파로 분류된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국가 수반이자 형식적인 수상과 각료 임명권을 갖고 있다. 실질 국정은 총리가 담당한다.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경제파탄 주역으로 지목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몰락한 이후 중도우파 성향의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총리가 집권했고, 정당배경이 없는 그리바우스카이테는 쿠빌리우스 총리를 계속 기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요 각료직에 대해서는 임명권을 행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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