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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한국경제] 제3부 <11>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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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한국경제] 제3부 <11> 경기

입력
2009.05.1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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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그린 에너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산 시화호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건설 중이고, 도내 곳곳에 축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 가스 플랜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두 시설 모두 시화호와 팔당상수원 수질 보호라는 부수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18일 경기 안산시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 건설현장. 덤프트럭과 크레인 등 중장비 20여대가 굉음을 내며 움직이는 가운데 400여명의 근로자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차구조물을 짓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15층 높이의 이 건물 하부에는 최대 직경 14m에 달하는 원통형 구조물 10개가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다. 바로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회전체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원통의 직경은 14m, 바람개비 모양의 회전체 날개 길이만 7m에 달한다.

이 회전체들이 돌면서 하루 25만4,000㎾, 연간 5억5,200만kWh(생산전력x시간)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인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하루 24만㎾, 연간 5억4,400만kWh)를 넘어서는 규모로 하루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단지 밀물과 썰물의 힘으로 소양강댐 발전소 1.56배의 전기를 생산하는 셈이다.

수자원공사 박창준 차장은 "이곳 전기생산량을 화력발전으로 환산하면 연간 86만2,000배럴(390억원) 어치의 유류 수입 대체효과와 3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면서 "조력발전은 우리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자원시장 변동에 취약한 나라가 찾아야 할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곳에는 다른 매력도 숨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라는 점에서 관광자원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닷물을 순환시킴으로써 시화호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안산시는 매년 110만명의 국내ㆍ외 관광객이 이 시설을 보러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측은 "하루 10시간 조력발전을 할 경우 시화호 절반에 해당하는 1억6,000만톤의 물이 빠져 나간다"면서 "시뮬레이션 결과 가동 보름 정도면 상류까지 물이 완전히 바뀌어 수질이 시화호 바깥 수준인 2ppm을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곳의 현재 공정률은 70%로 당초 공기보다 1년 늦은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전국 최대의 축산업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도가 또 하나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돈분(豚糞)과 음식물쓰레기를 이용한 바이오 가스 플랜트. 돈분을 에너지화함으로써 전기와 열을 생산하고 팔당호 수질까지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또 2013년부터 하수나 분뇨, 음식물쓰레기의 해양투기가 금지돼 이 같은 플랜트 기술축적은 수출 전망도 밝다.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 국제축산양돈장 한 쪽에 설치된 한경대 바이오 가스 플랜트는 이 프로젝트의 산실이다. 경기도와 국립 한경대, 금호건설이 공동 연구 중인 이 플랜트는 양돈장에서 나오는 축분과 음식쓰레기를 하루 5톤씩 처리, 여기에서 생기는 메탄가스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먼저 축분과 음식물쓰레기를 3.5톤 대 1.5톤의 비율로 섞어 150톤 규모의 저장조에 넣고 발효시키면 메탄가스가 생산된다. 이 메탄가스에서 수분과 황 성분을 제거한 뒤 가스 백(gas bag)에 보내 발전기와 보일러를 돌리는 것이다.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와 오수는 각각 퇴비와 액비로 활용되고, 처리 불가능한 슬러지만 소각장으로 보내 불태우게 된다.

이 플랜트는 아직 실험실 성격이어서 전기 생산량이 수십 가구 사용 분량에 불과하지만, 기술축적이 완비돼 대형 플랜트에 이 기술이 적용될 경우 상당한 전기생산 효과가 기대된다.

이미 이천(60톤) 파주(80톤) 플랜트를 운영 중인 경기도는 내년 구리에 하루 300톤 처리 규모의 바이오 가스 플랜트 건설에 착수하는 등 2015년까지 양평(50톤) 파주(300톤) 등 도내 10곳에 추가로 이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정도 시설이 들어설 경우 전국 최대 규모의 돼지사육두수(180만마리)와 돈분 발생량(9,237톤)을 기록하고 있는 경기도는 돈분의 상당량을 자원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팔당상수원의 주오염원인 축산분뇨의 안정적 처리가 가능해져 상수원 수질 보호에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성재 경기도 녹색에너지정책과장은 "현재 30%에 머물고 있는 에너지자립도를 조력발전소, 태양광, 바이오 가스 플랜트 등을 통해 2030년까지 6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며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녹색기술도 그때까지 대등하거나 앞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경기도는 이밖에 평택, 안산, 경기동부권에 각 1개소의 신재생에너지 특화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평택 소사벌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광교신돕첩?신재생에너지 주거단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 주거단지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또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제조ㆍR&D센터 유치,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기금 조성, 태양광ㆍLED조명 설치 등 다양한 시책을 꾸준히 추진해 도를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 김문수 경기지사 "녹색산업은 규제로 묶인 수도권이 나아갈 길"

'규제 해제 전도사'로 불리는 김문수(사진) 경기도지사는 "녹색산업은 규제로 꽁꽁 묶인 경기도가 모색해야 할 또 하나의 대안"이라며 "환경을 가꾸면서 개발이 이뤄지는 녹색산업이 자리잡아야만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고, 이를 위해 경기도가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경기도는 수도권이면서 낙후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낙후지역에선 녹색보다는 성장을 요구할 텐데.

"녹색정책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개발을 양립시키는 것이다. 경기도가 중점 추진하는 바이오 가스 플랜트의 경우 축분을 수거해 처리함으로써 환경 보호와 전기 생산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선진국이 되려면 환경을 돌봐야 한다. 녹색산업은 자연을 아름답게 개량하는 사업으로, 대표적인 신(新)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

-최근 발표한 민통선 자전거 도로가 그런 사례인가.

"그렇다. 경기도는 파주 민통선 내 임진각∼통일대교∼초평도를 연결하는 14.4㎞의 자전거도로를 개설한다. 9월부터 월 1회 3시간가량 개방할 계획이다. 때 묻지 않은 임진강변을 자전거로 달리며 평화와 분단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훌륭한 관광상품이 되리라 믿는다. 특히 분단을 경험하려는 외국인들에 인기가 있을 것이다. "

-땅 값이 비싼 경기도의 대규모 태양광시설은 경제성이 떨어진다. 대안은 있나.

"경기도는 유휴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산림을 훼손하면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하수처리장, 정수장, 체육공원 등 공공시설과 주유소, 대형마트 옥상 등 민간건물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작지만 효율이 높은 전지판 개발 등을 위해 1,000억원의 기금도 조성하고 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경기도를 넘어 한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녹색이 관광자원 및 기술수출 상품이 되는 것이다. 경기도의 지원 방안은.

"녹색산업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지금처럼 경기 침체기에는 민간투자를 유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산학연이 공동 기술개발이나 공동사업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용단지를 건설해 값싸게 분양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녹색산업이 아직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데.

"녹색산업은 경제성이 떨어져 정부나 지자체 주도로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민간에서 연구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석유 등 천연자원 구입비가 폭등해 녹색에너지의 경제성이 확보되면 언제든지 민간이 나설 것이다.

경기도는 민간 부분의 연구개발이 계속될 수 있도록 10여개 분야의 녹색 역점시책을 추진 중이다. 산업화 때는 인허가 간소화, 설립비 지원, 부지 제공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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