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론.'
8개월 만에 귀국한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가 '달변가'다운 입심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21일 개막하는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18일 오전 귀국한 최경주는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골프실력 못지않은 입담으로 자신의 최근 근황 등을 소개했다.
■ 태풍은 위기이자 기회다
올해 우승 없이 톱10에 한번 진입하는데 그치는 등 부진 원인에 대해 최경주는 "작년 내가 살고 있는 휴스턴 지역에 시속 160㎞에 달하는 태풍이 지나갔다. 큰 일이 있을 때 사전에 대비하면 문제될게 없다"며 "지금의 상태가 나에게 장기적으로는 약이 될 것으로 믿는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또 다른 태풍을 일으키기 위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경주는 "작년 체중 감량 이후 허리 근육이 뭉치고 통증이 왔다. 이로 인해 임팩트 때 볼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한 차원 달라진 샷을 보여 주겠다"고 자신했다.
■ 핀을 직접 노릴수록 우승 트로피는 도망간다
국내 아마추어 유망주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말에 대한 답이다. 최경주는 "최근 대니 리가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할 수 있느냐'고 묻길래 파이널에 갈수록 핀을 보고 치지 말라. 그럴수록 우승 트로피는 가버린다"고 말했다는 것. 승부처에서 핀을 직접 노리는 무리수보다는 자기게임을 하면서 점수관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한국 남자 선수들의 세계제패는 이미 진행형
한국 낭자군이 세계 무대에서 매 대회 우승권에 있는 것처럼 남자들도 그런 날이 언제쯤 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최경주는 "이미 왔고, 진행중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미 몇 차례 우승한 것은 물론 양용은이나 나상욱 등이 매 대회에서 리더보드 상위권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입증하는 대목이다"고 덧붙였다.
경제 위기로 침체된 한국골프를 위해 초청료 없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최경주는 이날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함께 결식아동을 위해 행복나눔재단 최기원 이사장에게 행복도시락센터 설립 기금을 전달했다.
정동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