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서울 종로에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STX그룹 임직원들이 참여한 김치 담그기 행사 때문. 이번 행사는 경제위기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소외계층을 지원코자 마련한 'STX Happy Voluntary Week' 행사의 일환이다.
총 2주간 열린 이번 봉사활동에는 ㈜STX, STX팬오션,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 계열사 임직원이 총 91개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서울, 경기 및 경남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가정, 독거노인, 장애아동, 시각장애인, 가정폭력 피해여성 및 다문화 가정 대상의 전방위적인 이웃사랑 봉사활동이 전개된 게 특징이다.
올해로 출범 8년 만에 재계 순위 12위 기업으로 성장한 STX그룹. 높아진 기업 위상에 걸맞은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CSR)을 펼치며, 고객에게 더욱 친근한 기업으로 다가서고 있다. '아름다운 동행'을 펼쳐나가겠다는 게 강덕수 그룹 회장의 사회공헌 목표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현하다
STX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과 공공적 책임, 환경적 책임을 다해 신뢰 받는 기업이 되도록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강 회장의 경영 방침 아래 계열사별로 실천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STX장학재단이 '나눔 철학'의 대표적인 예. 국내외 장학생을 선발해 글로벌 핵심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2006년 설립된 STX장학재단은 장학생 모두에게 등록금 전액과 매월 학업보조금으로 50만원씩 지원해주고 있다. 비싼 등록금 탓에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최근 상황에서 STX그룹의 장학사업은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해외유학생에게도 연 5만달러를 지급하며, 현재까지 총 108명의 국내 장학생과 17명의 해외유학 장학생을 배출했다. 대학 발전기금 지원사업도 중점 추진 사안이다. 작년 한 해에만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등 9곳에 총 45억원 규모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장학재단과 함께 나눔경영의 다른 축은 STX복지재단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희망을 전한다'는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출범 초기부터 소외계층에 무상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나눔의 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주택신축 부문과 도배, 장판 교체, 화장실 수리 등의 개·보수 사업으로 나눠진다. 최근 진해에서 '나눔의 집 5호' 준공식을 가졌으며, 해당 지자체의 추천으로 시행되는 보수 사업은 현재까지 모두 100여 가구에 달한다.
STX 복지재단은 이 외에도 다문화가정 고향방문 지원, 공부방 아동 학습기자재 지원, 복지시설 차량지원, 산재근로자 의료비 및 생활비 지원 등 다양한 지역밀착형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상생경영으로 꿈을 나눈다
협력업체와 신뢰관계에 바탕을 둔 상생경영은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의 필수 요소다. STX는 출범 초기부터 계열사별로 관리 운영되던 협력사를 통합한 'STX Members' 출범으로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STX Members는 그룹 조선ㆍ기계부문 4개사(조선해양, 엔진, 엔파코, 중공업)와 거래하는 협력업체 중 거래기간이 2년 이상, 거래금액이 30억원 이상으로, 가격·품질·납기 경쟁력이 입증된 80개 협력사로 구성됐다.
STX는 매년 업체 평가를 통해 협력업체 실무진에게 자금지원은 물론, 해외연수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현재 200개 협력업체와의 '네트워크 론' 제도 시행으로 협력사는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STX는 고품질 부품을 적기 납품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STX는 협력업체 납품제품의 국산화를 지원하는 '일사 일품목 개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현금 2억원까지 무담보로 지원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조선업체 최초로 우리은행과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세계적 금융위기와 조선업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자금난을 덜어주게 돼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STX조선의 자문위원이 협력업체의 '경영닥터(비상근고문)'로 6~12개월간 협력업체에 체계적인 경영자문을 제공하는 '경영닥터제'를 도입, 현재 전경련에 등록된 자문위원들이 3개 협력업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경영의 결과로 작년 5월 STX엔진은 협력업체인 대신금속과 함께 K9자주포용 엔진(MT881) 크랭크 케이스 국산화에 성공,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아름다운 동행상'을 수상했다. 또 STX조선해양은 협력사들과 사업 협의체 'STX상생협력위원회'을 구성해 활발한 활동을 벌인 점이 모범사례로 꼽혀 '제5회 대중소기업협력대상'에서 단체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강 회장은 "이제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상생경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 강화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기업-협력업체 간 상생경영의 모범을 제시하고 보다 발전적인 협력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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