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1순위 청약마감과 최고 10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 송도 청라 등 인천지역 신규분양이 폭발적 인기를 끈 것을 두고 엇갈린 시각이 뒤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시장반등의 신호'란 긍정적 해석을 내놓는 반면, 다른 일각에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와 프리미엄 붕괴 등 대박 뒤에 숨어있는 부정적 요소도 크다는 지적이다.
우선 인천 분양시장이 과열된 것은 800조원을 웃도는 과잉 유동성에 분양가 경쟁력(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더해진 결과. 그러나 수급 상황과 주변 시세 동향 등을 살펴보면 최근 청약 열기는 버블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우선 초과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 앞서 분양한 단지 외에 올 연말까지 인천지역에서 공급될 물량은 47개 단지 3만2,000여가구(일반분양 2만8,700여가구ㆍ연립, 단독주택 제외)에 달한다. 인천과 지역적으로 가까운 부천과 김포 파주 등지의 공급물량까지 합한다면 1만9,000여가구(일반분양 1만8,500여가구)가 더해져 연내에만 5만1,000여가구(일반분양 4만7,200여가구)가 쏟아지는 셈이다. 한 건설사 마케팅 담당 임원은 "아직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수만 가구가 비슷한 시기에 공급될 경우 과잉공급으로 미분양이 발생, 최근 같은 열기가 금새 식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2,3년전 분양 당시 1억원 이상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던 인천 송도의 주상복합과 오피스텔들이 최근 프리미엄이 반토막이 나거나, 분양가 수준까지 떨어진 '프리미엄 제로'단지로 전락한 것도 '대박 실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신규 분양 시장의 '나 홀로' 대박과는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기존 주택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수요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인천지역에 공급될 분양 물량들이 대부분 중대형 평형이란 점도 부담이다. 실제로 최근 청약수요의 대부분은 전용 85㎡(25평) 이하의 중소형에 몰린다. 최근 인천분양에서 1순위 마감된 단지들도 중대형 보다 중소형의 청약 경쟁률이 월등히 높다. 따라서 수요층이 얇은 중대형 위주의 공급이 이어질 경우 미분양 증가와 그로 인한 시장 냉각의 단초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