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군이 탈레반 근거지 점령을 위해 총공세에 나서면서 시가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군과 탈레반이 시가전에 들어가면 민간인 피해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우려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군은 17일 탱크, 중화기 등을 동원해 북서부 스와트주의 마타, 칸주 마을에 진입했다. 정부군은 "스와트주의 주도이자 탈레반의 거점인 밍고라의 외곽에서 교전을 벌여 탈레반 25명을 사살했다"며 "테러리스트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군은 교전에 앞서 지역 주민들에게 피신을 당부했으며 이에 따라 민간인 수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AP통신은 "밍고라에서 탈레반 4,000여명이 민간인과 섞여 결사항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군이 밍고라 점령에 나서면 유혈 시가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인도 접경 펀자브주에서도 파키스탄 정부군이 탈레반 소탕 작전에 나서 시가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군의 공세가 강화되자 탈레반 일부가 대도시로 흘러 들어 치안 불안을 낳고 있다. AFP통신은 현지 신문을 인용해 "북서부의 탈레반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남부 최대 도시 카라치로 흘러 들어갔다"며 "카라치 외곽 공단 주변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및 북서부 출신 난민촌에 탈레반이 은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와트주 인근 와지리스탄주에서 대원 24명을 거느리고 활동하다 최근 카라치에 숨어든 한 탈레반 지도자는 AFP통신에 "미군의 무인기 공격이 강화돼 와지리스탄에서 활동하는 게 위험해졌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바이툴라 메수드가 주도하는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 연계 무장단체 대원들이 월평균 20~25명씩 카라치에 숨어 들고있다"며 "이들은 기업과 결탁하거나 은행털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수드와 연계된 일부 기업은 자발적으로 혹은 강제적으로 수익의 40%를 TTP에 제공하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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