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종은 특히 경기에 민감하다. 증시가 급락하면 덩달아 폭락하는 반면 상승세를 타면 수익률이 기대 이상으로 가파르게 오른다. 그래서 늘 증시 반등의 선봉으로 거론되곤 한다. IT펀드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 IT코리아주식' 펀드는 자산의 60%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되 주로 전자업종에 속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신장비 및 부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IT펀드다.
2007년 5월 설정됐는데, 지난해 증시 폭락 때문에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한해 수익률은 -41.04%, 전체 주식펀드 중 71위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엔 '경기민감'펀드답게 증시 활황을 놓치지 않고 3개월 수익률(15일 기준)이 44.02%나 된다. 벤치마크(KRX정보통신)보다 16.31%포인트, 코스피지수보다 26.23%포인트 앞선 성과이고, 비슷한 펀드 중에서도 발군이다. 지난해 설움을 단기간에 만회한 셈이다.
증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펀드 수익률은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적으로 시장지배력이 뛰어난 기업, 산업구조조정 및 시장변화에 잘 맞춰갈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대형뿐 아니라 중소형 IT종목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보이고 있다. 기업의 제품다변화와 고객변화 등에 집중해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것. 인터넷게임업체 전선업체 부품업체 등이 속한다. 실제 지난해 5월부터는 경기 하락에 대응코자 엔씨소프트 세방전지 소디프신소재 등의 비중을 늘렸다. 이 때문에 펀드 성격도 대형성장주에서 중형혼합주로 바뀌었다.
그러나 경기에 민감한 특성은 양날의 검이다. 증시가 계속 오른다면 모를까, 고꾸라지면 언제든 수익률이 곤두박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성과 개선만을 바라보고 선뜻 투자하기보다는 자산배분 차원에서의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이는 펀드 운용자의 고민이기도 하다. 정준하 부부장(펀드매니저)은 "2008년 경기 부진으로 IT종목 중에서도 비주류 종목의 비중을 확대했지만 올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같은 주요 업종 비중을 조금씩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안심할 대목은 펀드 운용 시스템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과거 '3대 투신사' 중 하나였던 대한투신운용과 글로벌 금융그룹 UBS가 합병한 회사다. 공모펀드 설정액은 업계 5위 수준. 의사결정프로세스의 체계화, 운용프로세스의 단순화, 업무의 분업 및 전문화 등 3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정리=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자료제공=한국펀드평가 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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