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불능화 복구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핵 개발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에 대응할 다방면의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18일 '북한 핵 및 로켓 기술 개발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4월 14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천명한 북한이 6개월에서 2년이면 그동안 이뤄진 불능화작업을 모두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꺼낸 것으로 추정되는 8,000개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데는 3,4개월이 걸리고, 이를 통해 원자폭탄 1개 분량인 5~7㎏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복구에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것은 핵연료봉 제작인데, 특히 우리가 미사용 핵연료봉을 구입하지 못한 것이 복구작업을 1,2년 앞당기는 효과를 낸 것으로 지적됐다.
이춘근 STEPI 연구위원은 "국내 과학기술계가 미사용 핵연료를 빨리 구입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그 중요성이 간과돼 구매 협상이 결렬됐다"며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 군사, 북한,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와 2차 핵실험, 우라늄 농축 설비 구축,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심분리기를 통한 고농축우라늄 생산은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기술로 추정되지만, 이 위원은 "원심분리기를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을 대량 수입한 북한은 이란이 그랬듯이 설비를 다 갖추기 전에라도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외적 퍼포먼스를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탄도미사일 결합을 고려한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대북한 기술 이전 및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위기관리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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