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병원에 가고 약을 구입한 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담배와 술을 사는데 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가계는 지난해 담배에 8조원, 술에 6조원 가량을 썼다.
17일 한국은행의 '2008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국내 가계의 지난해 담배 지출액(명목)은 8조1,670억원으로 전년의 7조8,591억원에 비해 3.9% 늘어났다. 담배 지출액은 2000년 5조3,553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8년 만에 50% 이상 늘었다.
또 슈퍼마켓 등에서 직접 구입해 가정이나 축제, 야유회 등에 쓰인 비(非) 식당ㆍ업소용 술 지출액도 전년보다 5.7% 증가한 5조9,072억원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는데 쓴 비용이 총 14조74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담배와 술 소비가 가계의 최종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가계의 의료·보건 지출액(32조3,775억원)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43.5%에 이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담배와 술 소비가 지난해 4분기부터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류 및 담배 지출의 실질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에 2.1%로 2005년 4분기의 -3.5%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4.1%, 2분기에는 5.0%, 3분기에는 4.0%를 유지하다 4분기에 2%대로 떨어졌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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