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이기느냐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살아 남느냐 하는 것이 화두이다."
양승석(사진) 현대차 글로벌영업본부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현대차 VIP 고객 초청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가 다른 경쟁업체들에 비해 낫다는 평가도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000원으로 기준을 삼았던 원ㆍ달러 환율이 한 때 1,550원까지 치솟았는데도 불구하고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9%나 감소했다"며 "이는 결코 좋은 성적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 사장의 이러한 언급은 환율 착시 및 성급한 경기 낙관론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국내 공장은 30%, 미국은 40%, 체코는 무려 50%나 감산했다"며 "도요타의 미국 가동률도 40%에 불과하고, 폴크스바겐도 50% 가동률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등 세계 자동차 업계는 지금 치열한 생존 경쟁중"이라고 덧붙였다.
양 사장은 특히 "현대차와 폴크스바겐이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결과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주, 유럽, 아태 사업부가 앞으로 3년내 자동차를 100만대 이상씩 판매, 각각 밀리언클럽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신형 에쿠스의 북미 수출 계획에 대해서도 연간 1,000대 정도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에쿠스나 제네시스 같은 고급차를 내놓는 것은 현대차가 이런 좋은 차도 만드는 회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면 결국 더 많은 소형차가 팔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 혜택으로 5월 들어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며 "이번에 대상이 되는 노후차 20만대 가운데 최소한 50% 이상의 고객은 현대차를 구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귀포=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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