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33)이 연 이틀 160㎞를 던져 화제다.
임창용은 15,16일 홈인 도쿄 진구구장에서 벌어진 한신전에 마무리투수로 나와 시속 160㎞짜리 강속구를 뿌렸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구속은 요미우리 마크 크룬이 지난해 기록했던 162㎞.
임창용은 16일 한신전 9회초 2사 볼카운트 2-0에서 대타 사쿠라이 유다이를 상대로 160㎞짜리 직구를 꽂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에 앞선 15일에도 임창용은 한신 아라이 다카히로에게 160㎞짜리 강속구를 던졌다.
국내에서는 2003, 2004년 엄정욱(28ㆍSK)의 158㎞, 메이저리그에서는 2006년 조엘 주마야(25ㆍ디트로이트)의 167.3㎞(세 차례)가 가장 빠른 공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가치 면에서는 임창용의 160㎞가 주마야의 167.3㎞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임창용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100승 200세이브 이상을 올리며 마운드를 평정했지만, 주마야는 공의 빠르기에 비해 성적이 그리 신통치 않다. 주마야의 메이저리그 4년 통산 성적은 9승8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2. 엄정욱 또한 구속과 성적이 비례하는 케이스는 아니다.
일본 언론들은 임창용의 광속구 비결을 천부적인 유연성으로 보고 있다. 공을 던질 때 임창용의 몸이 고탄력 스프링 같다는 것이다. 또 한 경기에 2이닝 이상을 던지기 일쑤였던 국내에서와 달리 일본 진출 이후로는 철저하게 1이닝 투구가 지켜지는 것도 광속구 부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임창용은 일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160㎞ 이상을 던지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날씨가 더 따뜻해진다면 크룬의 162㎞를 넘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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