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민주당의 새 원내 사령탑에 오른 이강래 원내대표는 "견제 야당으로서의 선명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또'정부ㆍ여당의 횡포'와 '악법 철회'를 거론하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 관련법안을 총력 저지하겠다"는 구체적 목표까지 밝혔다.
그는 "단순한 견제야당을 넘어 정책ㆍ대안 정당으로 면모를 일신해 수권정당으로 다가서겠다"고도 했다. 당면한 과제와 장기 전략과제를 나눈 듯하지만, 현재 10%대 중반에서 요지부동인 당 지지율을 연말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는 다짐으로 보아 그것도 아니다.
그가 내세운 두 과제를 조화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대여 투쟁과 선명성 부각에 매달리다 보면 자칫 폭력사태까지 부를 수 있다. 국민 시선이 따스할 까닭이 없다. 그렇다고 대안 제시와 협상ㆍ대화에 치중하고 극단적 대결을 피하려다가는 당내의 '선명성 퇴색' 비난을 부른다.
이강래 원내대표가 과거 'DJP 연합'을 이끌어낸 경험과 수완을 되살려 강경론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아직은 섣부르다. 원내 지도력의 첫 시험대인 6월 임시국회 대응 태세를 '총력 저지'로 설정한 것은 '면모 일신'이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의 수사일 뿐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이런 자세는 어제 나온 '뉴민주당 플랜'초안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전체상이 흐리고 많은 상징어에 덮여 있지만 지향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새로운 진보'나 '신 중도' 등의 이념적 목표 대신'현대화의 길'을 내세우고,'생활 밀착' 등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과거식 정치행태 청산을 겨냥했다.
뉴민주당 플랜이 주류측 의사에 기울어 당내 비주류, 특히 강경파의 뜻과 거리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새로운 길의 모색은 지난 수년 동안의 실패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민주당 전체가 공유해 마땅하다. 그 참담한 실패에 견줄 정치적 사건을 찾아볼 수 없는 마당에 '재보선 민심'을 앞세워 선명 야당 노선을 다짐하는 이 원내대표의 모습이 딱하다. 눈을 더 크게 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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