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바닥을 친 유가가 반등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공급을 줄이는 등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안정화와 환율 하락, 경기회복 기대감 등이 어우러져 반등에 힘을 보탰다.
유가가 오르면 서민들은 울상이지만 에너지회사는 웃는다. 실제 국제 유가와 환율에 가장 민감한 정유회사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주가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유가 반등의 수혜를 누릴 종목은 어떤 게 있는지, 이유는 뭔지 따져보자.
정유회사가 넘버 원
먼저 유가가 오르면 왜 정유회사에 이득일까. 석유를 개발하는 비용은 기존과 동일하게 들지만 판매가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석유로 만든 석유제품의 가격 상승 폭이 유가상승 폭보다 높은 점도 정유회사의 마진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비중이 높은 정유회사의 경우에는 비용보다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면 석유개발 부문에서 이익이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가장 매력적인 종목은 SK에너지다. 우선 실적이 뛰어나다. 1분기 순이익은 2,4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고, 2분기 예상 순이익(4,128억원)도 크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급 부분도 호재다. 올해부터 OPEC이 세계석유수요 감소(공급과잉 해소)와 유가급락(가격 안정)에 대비해 감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이 난방수요가 없는 여름휴가 직전이란 점(비수기)을 고려해 3분기부터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주가 상승을 거들 것으로 보인다. 백관종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후반부터 유가상승세가 예상되고 4분기 석유배당 증가와 정유부문 성수기 효과로 영업이익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회사가 아니라도 괜찮아
조금 역설적이만 유가 반등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 주가에도 호재란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의 탄생 배경은 기름이 고갈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데, 그간 유가 급락으로 취소되는 분위기였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다시 활기를 뛰면 관련 기업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보조금이 투입된 태양광 풍력 자전거 등의 테마가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로 꼽힌다. 물론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안 연구원은 "태양광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유가가 올라간다고 당장 태양광이 좋다고 하는 것은 비약이고, 오히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가장 경제성이 좋은 풍력이나 연비효율성이 강조되는 하이브리드카 업체들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관련 기업은 현대차와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갈 배터리를 납품하는 LG화학 등이 꼽혔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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