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은 서럽다. 4ㆍ29재보선에서 첫 국회의원 당선자를 배출해 원내 진입에 성공한 감격을 누린 것도 잠시. 국회 본청에 사무실 공간이 없어 정당 명패조차 내걸지 못하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국회는 본회의장 입구와 연결된 본청 2층 공간을 각 정당에 배정해 당 대표실 원내대표실 대변인실 등 중요 업무에 사용토록 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는 정당별로 기본 20평에 의석수에 따른 추가 공간을 배정했다. 따라서 진보신당도 최소 20평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사각형 모양의 본청 건물에서 정당 사무실은 창문이 나 있는 바깥쪽 사무실을 나눠서 배정했는데 이미 포화상태다. 그렇다고 기존 정당들이 진보신당을 위해 순순히 사무실을 내줄 리 없고 국회 사무처도 방을 빼라고 요구할 수 없는 처지다.
볕이 들지 않은 안쪽에는 빈 사무실이 있지만 주로 국회 사무처 직원이나 건물 보수ㆍ유지 업체가 입주해 있는 창고형의 좁은 공간이어서 진보신당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결국 진보신당은 당분간 원내에 진입한 원외정당으로 남아야 하는 셈이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15일 "원내 전략도 짜야 하고 6월 국회 이전에 여러 가지 준비할 게 많은데 정작 사무실이 없다니 기막힌 노릇"이라며 "후발주자로 국회에 입성한 설움을 톡톡히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국회 사무처 담당자는 "재보선으로 원내 정당이 새로 생길 줄 누가 알았겠냐"며 "하루 속히 사무실을 내 줘야 하는데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니 우리도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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