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FC 조기축구회를 아시나요.
전직 국가대표 출신의 호화 멤버와 축구 한 판을 뛸 수 있다면? 강원에서는 헛된 꿈만은 아니다. 스트라이커 최순호, 미드필더 김상호, 수비수 최진철, 골키퍼 서동명….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흘러나올 만한 화려한 경력의 강원 FC 코치진은 매주 조기축구회 회원으로 변신, 다른 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신생팀 강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색 팬서비스, 이른바 '스킨십 마케팅'이다. 강원 코치진과 김원동 사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들은 3월부터 정규리그와 컵대회, FA컵을 치르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매주 강원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몸을 부대끼면서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우리 팀과는 언제 경기할 거냐"는 친선경기 요청전화에 행복한 비명을 내지를 정도다. 전직 국가대표와의 '드림 매치'에 오찬까지 '대접'받은 조기축구회 회원들은 1만원 내외의 표값이 아까울 리가 없다. 한번 찾은 발걸음은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된다. 자연스레 강원 FC의 서포터스가 되는 것이다.
강원은 연간회원권만 벌써 3,000여장을 팔아 2억여원의 수익금을 올렸다. 강원으로서는 구단의 발전 방향에 대한 팬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영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김원동 강원 사장은 "국내 축구 동호인만 6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이 1년에 한 번씩만 경기장을 찾아도 시즌 관중 600만명이 넘는 게 아니냐"면서 "가만히 앉아 홍보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야구가 관전형 스포츠로 자리잡았다면 아직 축구는 참여형 스포츠다. 축구 동호인들을 K리그 팬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릉=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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