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별 지음/행복한 사람들 발행ㆍ88쪽ㆍ8,000원
유치원 영유아반 때부터 한글은 물론 컴퓨터, 영어교육에 노출되는 우리 아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비야 나비야> 는 짤막한 7편의 이야기 속에 남을 향한 배려, 자연의 소중함 등 느리게 사는 삶의 미덕을 녹여 놓은 동화책이다. 소재는 생활의 소소한 에피소드부터 '옛날 아주 먼 옛날에'로 시작해 바람을 의인화한 상상 속 줄거리까지 다양한 데서 찾았다. 나비야>
표제작인 첫 번째 동화 '나비야 나비야'는 문구점 앞에서 우연히 나비를 발견한 소녀 리아의 이야기다. 리아는 "나비는 꽃이 핀 넓은 들판에서 살아야 한다"는 엄마의 나무람에도 나비를 곤충채집통에 가둬 집에서 기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재채기와 함께 날려버린 나비가 꽃무늬 티셔츠에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서, 리아가 삶의 터전인 꽃밭으로 돌아가고 싶은 나비의 처지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아빠와 크레파스'는 엄마를 일찍 여읜 주인공 나의 일상을 통해 부모의 사랑을 보여준다. 나는 미술시간에 몽당 크레파스를 놀리는 친구 철우와 다투고 반성문을 쓰게 된다. 나의 반성문을 읽은 아빠는 술에 취해 돌아와 48색 크레파스를 선물로 안겨주고, 이 크레파스가 내 꿈 속에서 요정이 돼 엄마의 환상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다. 그 밖에도 타인의 다름을 받아들이게 하는 교훈이 있는 '엄지와 종지' '꽃바람 솔바람' 등이 실려 있다.
인터뷰 전문기자 출신의 작가 고은별씨는 "우리 아이에게 내가 쓴 동화를 읽어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엄마가 읽어 주는 동화책'이라는 부제처럼 의성어와 의태어가 풍부하고 문장 사이의 호흡이 짧아 미취학 자녀에게 동화 구연으로 들려줄 이야깃거리로 권할 만하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